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는 막막한 밤이 지나고,
간신히 이성을 찾아 진단받은 병원에 연락해 필요한 서류들에 대한 요청을 하며
연계병원으로의 예약을 부탁드렸다.
연계병원에선 초진을 일주일 뒤로 잡아주었다.
찾아보니 유방쪽 치료는 자주 병원에 가야하기 때문에 병원의 거리도 무시못한다고 한다.
그치만 아무래도 젊은 암 환자이다보니..
서울의 메이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싶은 마음도 있어서 여러 병원에 예약 전화를 돌려보았다.
그 중 젊은 암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아산병원 초진 1월 둘째주,
삼성병원은 초진이 무려 5월...!...ㅠㅠ
초진 후 수술 날짜가 금방 잡힌다면 상관없지만, 언제 잡힐지 전혀 모르는 상태..
하루라도 빨리 내 몸 안의 암덩어리를 없애버리고 싶었던 나는 일단 아산병원의 예약은 킵해두고,
연계병원이었던 아주대 병원으로 초진을 보러갔다.
아주대 병원도 유방쪽 명의로 기사가 난 교수님이 계시다고 해서 가보기로 했다.
크리스마스를 몇일 앞두던 그 날.
아주대병원에 도착하니 크리스마스 트리가 반겨주었다.
반짝반짝 예쁜 크리스마스 장식들과 한 해를 마무리하며 ,
그리고 새해를 맞이하며 들떠있어야했을 연말에 나는 갑작스럽게 암을 진단받아 너무나도 막막하고 막막한 연말이었다..
연말의 분위기를 참 좋아하던 나인데 ... 지금 크리스마스 트리를 보고 있는 이 마음은 그냥 우울 그 자체.
그저 막막하고 칠흑 같은 어둠 속에 갇힌 느낌.
내년이 오긴하는걸까?
시간은 가고 있는데 너무 잘가고 있는데..가고 있는 시간이 왠지 더 무섭다.
마음을 대변하듯 사진도 막 흔들려있다..^^
남편따라 아주대 병원은 몇번 와보긴 했는데, 내가 이렇게 진료를 보러 오게 될 줄이야.
그것도 암 진료를 위한 병원 방문이라니. 상상도 못해본 일이다.
우선 이곳에서 병원 카드 발급 및 관련 서류들을 제출하고 오전 9시에 외래 예약이 되어있어서 진료를 보러갔다.
진료를 기다리는데 어찌나 떨리던지...
우선 담당 교수님께서는 가지고 온 서류들을 보며 촉진과 함께 전이 여부를 확인했다.
일단 관련 서류들로는 암으로 진행이 되어가는 단계인 것 같다며..
정확한 것은 MRI 등 검사를 한 후 정해지겠지만, 수술을 할 거고 그 외 치료가 필요하면 할 수도 있다고 하셨다.
심각하게 무섭게 이야기 하시진 않았지만 ...정밀 검사 후 결과가 달라지는 부분도 많다고 해서 너무 겁이 났다.
너무나도 떨렸던 진료가 끝나고, 암 코디네이터분과 함께 검사를 하러 돌아다녔다.
(아주대 병원은 암 코디네이터분이 계셔서 관련 검사들을 직접 데리고 다니면서 진행시켜주신다.
이 점은 정말 편리했다.)
저 서류를 받으니 더 착잡한 마음 ..!
중장년층이 많은 이 병원에서 나만 혼자 너무 젊은 것 같다..
그 현실이 너무 슬펐다.
나는 1차병원 검진결과로는 상피내암 의심으로 나왔기 때문에 유방 초음파와 유방 MRI, 채혈 등을 했다.
특별히 크게 어려웠던 검사는 없었던 것 같다.
유방 MRI는 처음 해봤는데 아무래도 조영제 투여를 위한 주사바늘이 좀 두꺼워서 주사를 놓을때 좀 아픈 것과..
검사시 30분정도 엎드려 있어야하는 것에 대한 불편함이 있었다.
유방 MRI촬영이 끝나고 초음파를 기다리면서 잠깐 시간이 남아 광교쪽으로 잠깐 식사를 하러 갔다.
검사를 위해 금식을 했던터라 입맛은 없었지만 꾸역꾸역 점심을 먹고 기분전환을 위해 카페에도 들렸다.
광교에 있던 밀도 카페 . 밀도 빵 참 ~ 맛있는데 !
이제 이런 것들도 조금씩 줄여가야겠지...^^ ..
이런저런 생각들과 함께 검사 결과에 대한 두려움, 향후 치료방향 등에 대해
남편과 많은 이야기를 하며 울고 웃으며 점심시간을 보냈다. 남편이 함께 있어줘서 너무 고마웠다.
이렇게 병원이 아닌 곳에서 잠시 리프레쉬를 한 후 , 다시 병원으로 가서 유방초음파까지 마무리 !
초음파실은 랜덤으로 진행이 되는데 나는 남자 선생님이 걸려서 좀 당황했었다.
그치만 앞으로의 치료를 위해 익숙해져야만 하는 일 ...!
그저 잘만 고쳐주세요!... 라는 마음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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