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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삶을 위한 한걸음/어느날 갑자기

8. 수술 전날

by 포롱포롱이 2024. 1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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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안올 것만 같았던 수술날이 되었다.

수술을 하게 되면서 가장 걱정했던 것은 아이였다.

태어나서 한번도 엄마없이 자본적이 없는 엄.껌 아이라 괜찮을지 걱정이 되었지만 ..

그렇다고 수술을 안할 수도 없는 것이고 ㅋㅋㅋ 

 

그나마 이제 말을 알아듣고 설득이 되는 나이라 수술을 기다리면서 계속 이야기를 해주었다,

남편이 수술하는 이틀동안 휴가를 내주었고,

친정엄마도 남편을 도와주기로해서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병원에 갈 수 있었다.

 

내가 입원할 병실은 간호통합병동이어서 따로 보호자가 상주할 수 없다고했다.

그래서 떨리지만 남편과는 입원수속 후 병실에 짐까지만 가져다주고 헤어졌다.

 

내가 2박 3일동안 있던 병실이다.

창가자리를 원했는데 사전에 앱으로 입원 수속을 해서 그런지 운 좋게 창가자리였다. 바깥 뷰는 주차장 뷰 ~ 

(남편이 오고 가고 하는 걸 볼 수 있어 좋았다 ㅋㅋ)

 

병실에 도착해 안내에 따라 옷을 갈아입고 키와 몸무게를 재고 남편을 보내고 

혼자 병실에 누워있었다. 잠시 있으니 간호사님과 유방외과 레지던트분이 오셔서 수술부위랑 체크하시고 

쇄골쯤에 펜으로 무슨 표시를 해주고 수술 부위 팔에 혈관보호 팔찌를 채워주었다.

 

그리고 잠시 후 수술바늘 꼽기 !

간호사분이 초보셨는지 내 혈관이 문제인지...혈관을 못잡으셔서 4번이나 주사를 찔렸다 ㅠㅠ

결국 다른 분이 와서까지 두번의 실패 후 꼽을 수 있었다.

진짜 아팠다...수술 주사라 두꺼운데 ㅠㅠ

그리고 남는 시간은 심심하니까 간식먹으며 넷플릭스를 봤다.

앞으로의 일정은 초음파와 수술 전 마취 주의사항을 듣고 서명하는 것과 저녁먹기.

인터넷으로 봤던 유륜주사나 철심박기 같은 것들은 나는 하지 않았다.

참말로 다행 !!!!  

 

(아주대 간호통합병동은 보호자가 상주하지 않는 대신에 식사 준비, 정리는 물론이고 화장실 부축,

그리고 각종 검사시에도 다 데리고 다니면서 안내해줘서 크게 신경쓸 일이 없었다.)

 

초음파실에서는 다음날 수술부위를 다시 확인하면서 그림같은걸 그려준 것 같았다.

처음 초음파했을때 만났던 선생님과 같은 분이었고, 남자분이셨지만 불편하지 않게 잘 대해주셨다.

 

마취동의를 하러갈때는 다음날 수술하는 사람들이 전부 한 공간에 모여서 설명을 듣고 서명을 하는데,

이 모습이 좀 웃기면서도 동지애가 느껴졌다. 이렇게 수술하는 사람이 많다니...

 

그 중 다음날 나와 같이 유방수술을 하는 사람은 나 포함 3명이 있었나보다.

한 아주머니가 오셔서 "설마 암은 아니죠?"라고 물으셔서... 애써 참고 있던 눈물이 또 나올뻔했다.ㅠㅠ

저도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ㅠㅠ..

정말 나만 제일 젊다. 젊어서 속상했다. 

 

초음파와 마취 동의까지 끝내고 나니 담당 교수님 회진이 있었다.

교수님께선 내일 첫 타임으로 수술에 들어갈거라며 걱정하지 말고 푹 자라고 하셨다.

첫 타임이라니 ... 너무 떨린다.

그래도 매도 먼저 맞는게 낫다는 말처럼 처음이라 오히려 다행이었다.

기다리는 시간이 더 싫다.

교수님 회진 후 , 6시쯤 저녁이 나왔다. 

입맛이 없을거 같았는데 입맛이 너무 좋아 문제였다 ..ㅋㅋ

누가 병원밥이 맛없다고 했는가

나는 정말 맛있게 먹었다 ㅋㅋㅋ 남이 해준 밥은 다 맛있는 주부 8년차..

 

저녁 식사를 하고 간식으로 귤도 까먹고 넷플릭스도 보고 좀 있으니 

간호사님이 오셔서 수액을 연결해줄테니 씻고 오라고 했다. 

나는 입원하기 전에 샤워를 하고 왔어서 간단히 양치질과 세안만 했다. 그리고 수액을 연결했다.

나는 12시부터 물포함 금식이었다.

 

이제 정말 내일이구나

 

혼자서 씩씩하게 검사도 잘 받고, 설명도 잘 듣고, 밥도 잘먹고 했지만!

아무래도 잠만은 잘 안올 것 같았다.

 

새벽에 수시로 간호사님들이 들락날락거리고 수액을 연결한 팔도 불편하고 

공기도 너무 건조하고...옆에 코고시는 분도 계시고 ㅋㅋ

무엇보다 병원에 와서 수술을 하거나 입원해있는 다른 사람들을 보니 여러가지 잡스러운 생각도 너무 많아지고 ..

참.. 어수선한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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