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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삶을 위한 한걸음/어느날 갑자기

11. 방사선 치료 1

by 포롱포롱이 2025. 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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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후 결과를 듣고 담당 교수님께서는 방사선치료를 할지 말지 결정을 하라고 하셨다.

결정장애가 있는 나는 우물쭈물 어떻게 할지를 몰라 우왕좌왕 했고,

교수님께서는 우선 방사선과 교수님과 상담해보라며 방사선과 담당 교수님과 진료 예약을 해주었다.

 

그리고 약속된 방사선과 교수님과의 상담날.

나는 어떻게 할지 같이 이야기해보고 결정하는건지 알았는데,

나의 의견과는 상관없이 이미 치료를 하는 것으로 되어있었다 ^^...

방사선 치료를 하면 재발률을 현저히 낮출 수 있다고 하셔서 믿고 진행을 하기로 했다.

총 20번의 치료였다.

 

방사선치료는 약 한달간 매일 같은 시간에 병원에 가야하기때문에 집과 근거리를 추천한다.

20번 치료 왔다갔다 하는거 뭐 별거 있겠어? 하지만 해보면 거리가 정말 중요함을 느낀다.

 

첫날엔 방사선씨티인가 그걸 찍고 어떻게 치료를 할지 설계를 하고 그게 마무리되면 치료를 시작한다고 했다.

방사선 치료 시작은 수술 후 한달정도 지나면 보통 시작하는 것 같다.

 

설계를 할때 어려운 것은 없었고, 단지... 내 가슴에 그림이 그려진다는 것이다 ㅋㅋㅋㅋ

그나마 아주대병원은 여자 간호사분이 가슴에 그림을 그려주기때문에 수치심이 덜 했다.

내 가슴에 새겨진 자주빛 선들 ...ㅠㅠ...

이 선들은 방사선치료가 끝날때까지 안 지워지게 신경써줘야한다.

 

본격적인 방사선 치료 첫 날에는 전날 병원에서 내일 몇시에 방문하라고 연락을 줬다.

그 이후에는 내가 원하는 시간으로 정해서 워킹데이(월~금)마다 같은 시간에 방문하면 되었다.

나는 보통 오전 11시쯤으로 방문을 했다. (특별한 일이 있는 경우 시간 변경도 가능하다.)

병원에 도착해 수납 후 상의를 갈아입고 11번 방에서 20번의 치료를 받았다.

주 1회씩 담당 교수님 면담이 있고, 치료 시간은 보통 5-10분정도로 길지 않았다.

 

방사선치료를 하게 되는 방사선실에 들어가면 긴 통로가 나온다.

긴 통로를 따라 들어가면 넓은 공간에 침대가 있는데, 스테인리스로 되어있어서 참 차갑고 ..그렇다 ㅋㅋ

들어가서 아주 신속하게 상의 탈의를 하고 날 것 그대로 차디찬 그 침대에 누우면..

간호사님이 오셔서 자세 교정을 해주시고 치료가 시작된다.

천장에는 심신의 평안을 위한 숲 그림이었나 그런 그림이 있었고,

내 몸 위로 기계가 위이잉~하고 좀 움직이는 걸 보다보면....

어느새 치료 끝.

 

혹시라도 씻다가 그려준 선이 지워져있으면 다시 그려주시니 걱정은 안해도 된다.

다행이 20번의 치료동안 몇일만 빼고는 다 여자 간호사님이 해주셔서 괜찮았다. 

방사선사님과 가끔 남자 간호사님이 계실때도 있어 당황스러울때도 종종 있었지만...

"이건 치료다..."라고 생각하면 마인드컨트롤 되는 것. . .! 

 

3월 한달간 열심히 병원에 출석하고 보니 어느덧 치료 마지막날이 왔다.

 

20번의 치료동안 여러 일들이 있었다.

인터넷 카페에서 보면 방사선치료가 너무 힘들었다는 사람들도 꽤 있었는데,

나의 경우에는 초반에는 피곤한거 외에는 크게 문제가 없다가

2주쯤 지나고 갑자기 원인모를 고열이 났다.

 

40도 가까운 고열이 나서 병원 응급실에 전화해서 물어보니,

해열제를 복용해도 계속 내리지 않으면 병원에 방문을 해야한다고 했다.

다행히 해열제를 먹고 열은 내렸지만.. 알고보니 원인은 방사선 치료로 인한 백혈구와 혈소판 저하였다.

 

방사선 치료가 아무래도 정상세포까지 같이 공격을 하기 때문에 면역력이 떨어져 

피로감을 많이 느끼게 된다고 하는데 종종 백혈구 저하를 보이는 사람이 있다고는 했다.

근데 나처럼 혈소판도 같이 하락하는 경우는 굉장히 드물어서... 

혹시나 다른 질병일 수도 있어 담당 교수님께서는 혈액종양내과에 협업 요청을 해주셨고,

혈액종양내과 진료까지 보게 되었다.

 

간단할거라 생각했던 방사선치료가 내 예상과는 반대로 흘러가고 있었다.

정말...산 넘어 산이구나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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