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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난임 일기

1. 난임병원을 가게 되기까지

by 포롱포롱이 2019. 1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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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 우리의 난임이야기를 기록해보려고 한다.

이런 지극히 개인적이고 개인적인 이야기를 기록한다는게 너무나도 TMI이기도 하지만...

 나중에 아기가 생기고 육아에 지쳐갈때 즈음 한번씩 이때의 기억과 감정을 되살려 심기일전할 수 있기 위해,

 그리고 난임을 겪고 있는 많은 사람들과의 정보 공유를 위해 우리 이야기를 기록해보려고 한다.




# 끝 없는 기다림의 시작  

우리는 2017년 가을에 결혼을 했다. 

한 1년쯤 신혼생활을 즐긴 뒤 천천히 임신계획을 할 생각이었는데,

2018년 봄, 나는 회사사정으로 퇴사를 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왕 이렇게 된거 본격적으로 임신준비를 해보자며 계획을 변경하였다.


그렇게 의기양양하게 금방 될 줄 알았던 임신은 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보통 1년 안에 90%이상은 다 임신이 된다고 하니 1년 안에 되겠지하며 마음을 편히 먹으려고 했다.

하지만 나 자신의 경력,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시간이 갈수록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돈을 벌다가 돈을 벌지 않고 있으니 자괴감도 많이 들고 흘러가는 시간이 너무너무 야속했다.

그래서 다시 재취를 생각하다가도 다음달에 임신되면 어쩌지 하는 그런 어정쩡한 생각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사실 나는 지금까지 아기가 피임만 하지 않으면 뚝딱 생기는줄 알았다.

왜냐면 주변 사람들은 너무나도 쉽게...

임신을 하고 출산을 하였기때문에 난임에 대해서는 한번도 생각해본적이 없었다.


" 나는 피임을 했는데도 갑자기 임신이 됐어 "

" 나는 임신 시도 시작한 달에 한방에 됐어 "


정말 다들 생각지도 않게 임신이 되었다고 했다.

심지어 요즘에는 아기를 혼수로 해가는 사람들도 심심치 않게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어서

임신을 너무나도 쉽게 생각했던 우리였다.


뭐 간혹 회사 언니들이 임신 생각있으면 바로 병원에 가보라고 하긴했었지만,

우린 젊으니깐 ! 하고 대수롭지 않게 흘러 넘기기도 했었다.



# 2019.01.16  건강검진을 받다.

남편 회사에서 2년에 한번씩 건강검진을 시켜주는데 배우자도 함께 해준다고 해서 함께 받으러 갔다.

원래대로였다면 2018년에 받았어야했는데, 

내가 2017년 말에 다니던 회사에서 건강검진을 싹 받았었기 때문에

1년 늦춰 올해 초에 받게 되었다.


이른 아침부터 용인에 위치한 건진센터에 방문해서 위 내시경, 갑상선 초음파, 복부 초음파 등 건강검진을 했다.

그런데 여성 골반초음파를 받는 도중, 자궁이 좀 이상하다며 생리 후 재검을 하라는 요청을 받았다.

그때 검진해준 의사 말로는 자궁벽이 생리 전이라 치더라도 평균보다 두껍다며 

자궁내막증식증이나 폴립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때부터 지금까지 아무렇지 않다고 눌러왔던 마음이 겉으로 드러나게 된 것 같다.

이 날 검진을 받고 집에 돌아와 자궁내막증식증, 폴립에 관한 내용들을 검색해보았다.

그 중 자궁내막증식증은 설명만으로도 너무 무서웠다.

2017년도 말에 받았던 골반초음파에서는 아무문제가 없었는데

 이렇게 1년만에 이럴 수 있나라며 스스로를 자책했고, 

임신이 되지 않는 원인이 나에게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 2019년 1월 말 

얼마 후 생리가 시작됐고 생리가 끝난 후 부랴부랴 다른 병원으로 검진을 가게 되었다.

그떄 방문했던 병원에서는 자궁벽이 조금 두껍긴한데 자궁내막증식증은 아니고 폴립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래서 한달정도 더 경과를 지켜보자고 하였고, 되도록이면 이달 임신을 하도록 노력해보라고 하셨다.


# 2019년 2월 말 

임신에 또 실패를 하여 생리가 시작됐고, 생리가 끝난 후 다시 검진을 갔다.

다시 방문한 병원에선 폴립은 확실히 아닌 것 같다며 임신이 급하냐며 물어보셨고,

내가 올해 안에 되었으면 좋겠다고 하니, 그럼 소파수술을 하자고 했다. 

간단한 시술이라고 했지만 뭔가 그 용어가 무서워서 좀 더 생각해보고 다시 방문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집에와서 소파수술에 대해 검색을 해보았는데, 유산했을때 자궁을 정리하는 수술인 것 같았다.

나는 아직 임신도 유산도 겪어보지 않았는데 이런 수술을 받아도 되는걸까? 너무 걱정이 됐다.

그래서 다시 병원에가서 다른 병원에서 다시 진료를 받아보고 싶으니 진료의뢰서를 써달라고 했고,

의사쌤은 친절하게 수원 내에 다른 병원도 추천해주셨다.


# 두번째 병원에 방문하다.

여러 검색과 고민 끝에 수원에 유명한 여성병원에 방문하게 되었다.

그곳에서 다시 진료를 받게 되었고, 그곳의 의사쌤은 초음파를 보자마자 폴립이라고 했다.

폴립으로 인해 자궁내벽이 두껍게 보이는거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에게 부정출혈이 있거나 생리양이 많은지 등등 여러가지를 물어보셨다.

하지만 그때까지 아무런 증상도 없었기에 지금 특별히 폴립을 떼는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그치만 계속 임신이 안된다고 하니, 폴립을 떼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했다.

(폴립이 착상에 방해가 될 수도 있어서 임신을 준비하는 여성들이 많이 이 수술을 한다고 한다.)

또 자궁경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소파수술과는 달리 자궁에 무리도 안가고 괜찮다고 하셨다.


그래서 이것이 정말 원인인가 하는 마음에 자궁경을 하기로 마음먹고 날짜를 잡았다.

하지만 이미 자궁벽이 차오르고 있어 수술은 다음달 생리 끝난 후로 밀려나 한달을 기다리게 되었다.


# 2019년 4월 3일, 자궁경 수술을 하다.

수술 날짜를 잡고 수술날 전에 가서 심전도,엑스레이, 피검사 등 수술에 필요한 검사를 했다.

나는 수술이 오후로 잡혔기때문에 아침 8시쯤 사이토텍이라는 약을 하나 먹었다.

이 약의 부작용으로는 오한, 설사, 복통, 출혈 등이 있는데 다행히 나는 배가 싸한 느낌만 있을뿐 아프진 않았다.

자궁경 수술은 수면 마취로 진행했기때문에 자고 일어나면 끝나있었다.

나는 수술실에 걸어갔다가 걸어서 회복실에 왔다..ㅋㅋㅋ..

눈을 떳을때 심한 생리통 느낌의 복통이 있었고 시간이 지나니 나아졌다.

 1-2시간 휴식 후 집으로 귀가.


수술이 끝나고 한 주 뒤 소독을 하러 방문했을때 의사쌤은 이번 주말 배란이 될 것 같다며 시도해보라고 하셨고,

만약 두 달 안에 임신이 되지 않는다면, 남편도 검사를 받아보고 원인을 찾아보라고 하셨다.


 

# 2019년 6월 3일, 난임병원에 방문하다.

수술한 병원에서 말했던 2개월 지났지만 여전히 임신이 되지 않았다.

폴립이 원인이었을때 보통 자궁경 후 임신이 많이들 된다고 하는데 나는 그렇지 않았다.

그래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여 난임병원에 가서 남편과 나, 둘 다 검사를 해보기로 하였고 

생리시작 3일째에 난임병원에 방문하게 되었다.

초진은 예약이 되지 않아서 그냥 방문을 해야한다. 

난임병원을 방문하기를 결정하는 것이 어찌나 어렵던지...

이렇게까지 해야할까라는 생각으로 결정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막상 방문해보니 깔끔한 내부에 매우 친절해서 맘이 놓였다.

초진이니까 초진 차트를 작성하고, 원하는 선생님께 진료를 보게 된다.

나는 아직 남자쌤은 좀 그래서 여자썜으로 진료를 보았다.

젊고 이쁘시고 친절했던 의사쌤. 


질 초음파 결과 자궁과 난소에 특이사항 없고 깨끗하다고 했다. 

그러나 다른 부분에서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피검사 및 나팔관 조영술을 하기로 날짜를 잡고

우선 이번달은 배란유도제를 이용해 자임 시도를 해보기로 하였다.

의사쌤은 우리 나이가 아직 젊으니 정말 좋은 조건이고 잘 될거라고 응원해주셨다.

(병원에 1월에 받았던 검진 기록지를 가져갔기때문에 중복되는 부분은 검사 제외를 할 수 있었다.)


난임병원 첫 방문 :

초음파 및 피검사 , 배란유도제 클로미펜 처방(1일 1알)



이렇게 나와 남편의 난임병원 방문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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